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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오클랜드의 목소리
 Crosby Rules    | 2005·10·21 17:43 | HIT : 2,779 | VOTE : 259
당시 오클랜드에서 지암비의 대체 유망주라고 팬들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카를로스 페냐가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 되서 오클랜드로 원정경기를 하러 왔던 날이니, 3년 전 여름 이였을 것이다. 내가 경기장에 있던것으로보아 분명 오클랜드에서 프로모션행사를 위해 선착순 15,000명에게 사은품을 나눠줬을것이고, 뭘 받았는지조차 기억나진 않지만, 그 날 만큼은 분명 기억이 나는데, 그 해 디트로이트가 오클랜드에서 경기를 갖는 마지막 날이였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별 볼일 없는 디트로이트를 어떻게 기억하냐고? 사은품을 받기위해 일찌감치 입장했던 나는, 평소 습관대로 팬들이 많이 없는 원정 팀 벤치쪽에 앉아 선수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스트레칭과 캐치볼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느덧 내 앞에 어느 양복입은 노인이 디트로이트 코치와 함께 내 옆에 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 이였다. 당연히 그 노인을 몰랐던 나는 무시했었고, 얼마 후 어떤 동양인 사내가 헐레벌떡 뛰어들며 그 노인의 이름을 부르며, 야구공에 싸인을 요청하는 것이였다. 그러면서 하는 한마디.

"싸인을 받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그 노인은 싸인을 해주었고, 그 동양 청년은 매우 기뻐했다. 그렇게 경기 시각은 다가오는데, 무슨 행사가 시작되려고 했다. 곧 아까 내 근처에 있었던 그 노인이 단상 위에 올랐고, 사람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쳐주었다. 영문도 모르고 박수를 쳤던 나는 그 노인의 존재를 곧 알 수 있었고, 그 노인은 1960년도부터 02년까지 43년동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라디오 부쓰를 지키며 타이거스의 경기를 진행해온,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디트로이트의 목소리
Ernie Harwell 이였다.



그 단상 위에 있던 노인의 짧은 연설은 역사 속의 한 사람의 퇴장에 함께 했다는 그 자부심에 매우 기분이 좋았다. 알고보니 1918년생으로 만으로 84살임에도 불구 꾸준히 타이거즈의 경기를 진행해온 장인이였던 것이다. 그는 캔사스시티에서 오클랜드로 건너온 A's의 시작을 기억한다면서, 그해를 끝으로 은퇴를하는 어니 하웰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나의 무지 때문에, 좀 더 알았더라면 그 순간을 관중들과 함께 즐길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도 드는 순간이였다.

05년 10월 18일 화요일.
전국적으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기 Bay Area의 라디오계에서는 전설로 불리우던 인물이 전날 받았던 엉덩이 수술의 합병증으로 피가 폐에 들어가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Bill King.



때는 바야흐로 03년.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는 나름대로 해야했던 본인은 좋아하는 야구를 TV로 보기엔 어머니의 눈치가 보였고, 그 때부터 라디오를 틀으며 공부-_-같지 않은 공부를 하곤 했었다. 나름대로 카랑카랑하고 하이톤의 목소리는 충분히 나이를 짐작할수 있었고, 한가지 놀랐던것은 듣기실력이 나름대로 딸렸던 내 귀에 그의 목소리는 술술 넘어와 A's경기를 참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중계자 이름은 빌리 킹이였고, 곧 로컬 티비를 통해 부스에서 열심히 중계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 후에는 TV보다 라디오를 먼저 찾게 되었다. 그전까진, TV에 나오는 해설자의 잘난척따위를 듣기 싫어서 볼륨을 끄고 라디오 중계방송을 튼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보면 되지...하며 이해 할 수 없었는데, 나는 그런거 보다, 일부러 TV를 보는 한심한 입시생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내 방에 들어가서 빌리 킹의 중계를 들으며, 공부는 될리가 있나. A's경기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치기가 어리긴하지만-_- 그의 중계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경기가 어떻게 되가는지 그려질 정도로.
그렇게 오클랜드가 씨애틀의 원정경기를 마친 10월초까지 정정하게 중계를 했었고, 올 초 스프링트레이닝에 받았던 엉덩이 수술을 며칠 전 다시 받고, 세상을 등진 빌리킹을 추모하기 위해 Bay Area의 라디오 토크쇼의 주 화제는, 엎치락뒤치락 컬리지 풋볼도 아닌, 넘버원픽 루키 QB 알렉스 스미스나 부상당한 WR 랜디 모스가 아닌, 더군다나 휴스턴/세인트 루이스의 NLCS도 아닌 빌리 킹이였다. 고인에게 이런말을 해도 되려나 모르겠지만, 빅 스포츠 이벤트가 없었던 화요일이였기에, 빌리 킹에 대한 내용이 훨씬 주를 이루며, 많은 사실을 몰랐던 나에겐 무척 슬프고도 흥미로운 하루였다.



빌리 킹은 A's 라디오 중계자로써 81년도 부터 햇수로 25년째 진행해오고 있었다. 야구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에서 베이 지역으로 연고 이전을 해온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중계를 62년도부터 83년도까지 22년을 해왔었고, 오클랜드 레이더스 중계를 66년도부터 시작 92년도까지 해왔었다. 그렇게 3개의 종목의 각기 다른 스포츠를 훌륭하게 진행해왔다고 하는데, 특히 3개 종목의 교집합을 따져볼때 80년대 초반의 라디오 스포츠 중계는 죄다 빌리 킹의 몫이였다는것을 알수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칼럼니스트 Ray Ratto는 그를 두고 이렇게 표현한다.
"He was without question one of the two or three finest basketball announcers ever, almost surely the finest football announcer ever, and a very good baseball announcer in his prime."
-농구에 있어서는, 50년대에 미국에서 브래들리 대학 농구경기를 라디오 중계했었다는 3명이 있었다는데, 한 명은 빌 킹,  다른 한 명은 레이커스의 전설 칙 헌이였다-



40년대에 육군에들어가 괌에서 복무를 하면서 DJ일을 시작한 빌리 킹은 50년후반대에 베이 지역의 라디오 스테이션에 고용되서 소소한 자이언츠/Cal 풋볼중계를 해오다가 60년대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베이 에어리어의 중계를 맡은 빌리 킹은, TV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그 시기에, 흐름이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풋볼과 농구를 중계하면서, 현재 40-50대 나이의 아버지들은 빌리킹의 목소리만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실수는 없이 빠르고, 정확하면서,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수준높은 언어구사력에 간간히 섞는 유머까지 그가 떠남을 아쉬워하는 중년팬들이 참 많이 있다. 앞으로 나갈 문장은 베이지역팬들이 아직도 기억하는 명 중계라고한다. 1978년 NFL에서, 존 매든이 감독하는 오클랜드와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

"The ball, flipped forward, is loose. A wild scramble. Two seconds on the clock. Casper grabbing the ball. It is ruled a fumble. Casper has recovered in the end zone. The Oakland Raiders have scored on the most zany, unbelievable, absolutely impossible dream of a play. Madden is on the field. He wants to know if it's real. They said yes, get your big butt out of here. He does. There's nothing real in the world anymore. The Raiders have won the football game.''

저렇게 흥분되는 상황에서 Madden is on the field. He wants to know if it's real. They said yes, get your big butt out of here. 이라는 문장은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그리고 곧바로 There's nothing real in the world anymore. 라고 외치는 부분은 너무 웃긴다.



중계를 하면서 가장 만족감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그의 답은
"중요한 (critical) 순간에 맞는 단어를 써야하고, 그 플레이를 잘 관찰하며, 틀리지 않은 판정을 해낸 후 부스를 나갈때" 라고 정말 새롭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답을 냈던 빌리킹은 전국구로 나갈 기회가 있었다고 하지만 저 사진 위와 같이. 콧털을 깍아야한다는 방침을 거부하며 베이지역에 남았다고 한다.

그렇게 05년의 오클랜드 A's의 라디오 중계를 마치고 세상을 등진 빌리 킹의 마지막은 후회가 없어보인다. 참, 어니 하웰과 함께 나에게도 빌리 킹의 연설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는 레지 잭슨과 데니스 에커슬리의 영구결번식이 있었던 작년과 올해, 경기장에 직접 있었던 나는 빌리 킹의 정정한 사회를 들을 수 있어서, 장인의 후반기에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어서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영광이였다. 5년전 Bay Area 지역에 와서 오클랜드를 좋아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팬이지만, 팀과 그 팀의 커뮤니티가 갖는 융화력에 이끌려 오클랜드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그를 아쉬워하고 어떻게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하냐는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빌리 킹의 동료 Lon Simmons는 가장 후회되는 일중 하나가 빌리 킹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 전에 죽은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킹의 입성을위해 캠페인을 많이 벌일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의 발언이 이해가 간다.



03년 프로모션데이때 씨즌티켓홀더 8천명에게 나눠줬다고하는 빌리킹 버블헤드.
현재 이베이에서 200불에 팔리고 있다.

"Sasaki ready and pours it in. Tejada swings and lifts it high in the air to right, down toward the corner. Ichiro going back, and that ball is gone. A home run for Miguel Tejada, his 200th hit of the season, and the A's have tied the game against Sasaki. Holy Toledo!''

Holy Toledo!

오클랜드 A's 선수들이 중요한 한방을 해낼때 언제나 썼던 그만의 캐치 프레이즈.
이젠 저걸 누가 대체할수 있으려나.


짧은시간이였지만 저에겐, 매우 즐거웠습니다.
베이 에어리어에서만큼은 그는 존 밀러였고, 칙 헌이자, 빈 스컬리였습니다.
45년여동안 5번의 우승을 (레이더스 3번, 워리어스 1번, 에이스 1번) 중계 해준 그 기쁨과 함께
평화속에서 쉬시길.
베이 에어리어의 목소리.
빌리 킹.

make_a_drama
정말 멋진 글. 추천 한방 보냅니다

05·10·21 17:52

김구라
존글 잘 앍었슴다..^^
울나라도 이론 문화가 좀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디...7-80년대 울나라 스포츠 중계를 주름잡던 아자씨들은 다덜 머 하시는지...이장우, 김용, 서기원씨등등...
아 김용씨는 돌아가셨단 얘기를 들은거 같고...상당히 박진감(?)있는 목소리와 특유의 영어 발음이 돋보였던 이장우씨가 기억에 남네요..ㅎㅎ

05·10·21 17:56

Chemistry
낄낄낄ㅋ 너무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ㅋ

05·10·21 17:57

김구라
요새 메이져 방송국에서 밀려나시어 무신 원음방송 이런데서 중계하시는 이규항, 정도영씨도 있군요..

05·10·21 17:58

Ultra Mickman
하시는 말쌈만 들어보면 이거이 알버트 킹, 비비 킹, 래리 킹, 돈 킹, 심지어는 펭킹 라이킹 (이 부분은 억지인 거 인정함... ㅡ_ㅡ) 이후 채고의 킹 맨이군용...

말미에 밤의 다이마진 땀쇼맨이 간만에 언급되는 것도 반가운 상황이고, 뭣보다 콧수염 얘기는 세상 사람들이 월매나 털에 민감한 지를 알게 해주는 부분이군용. 배철수 행님도 안 깎는 코털을 말여...

05·10·21 18:01

make_a_drama
이분 보니까 왠지 70넘은 나이에도 청년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던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할아버지들이 오버랩 되는군녀..

05·10·21 18:02

김구라
아..권투중계 자주하시던 이철원, 박병학아자씨도 있었군요 ㅎ

05·10·21 18:03

Ultra Mickman
굴아님 연세 다 드러나시네... ㅎㅎ 저 위에 서기원 영감님 같은 경우는 예전에 후추에서 호프에도 헌액됐던 걸로 기억나는군용.

05·10·21 18:06

김구라
어이쿠 머 쑥스럽게..ㅎㅎ

05·10·21 18:08

흐린날
잘읽었어여~^^

05·10·21 18:36

Blue-J
잘 읽었습니다~ 아나운서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조금 알 수 있게 해준 글이네요

05·10·21 19:18

대략짙어
맥스와서 글보면 타사이트에서는 보기 힘든 명문들이 많다는...
좋은글 잘봤습니다

05·10·21 21:34

C.S.I. MLB
읽고나니 로빈 윌리엄스의 굿모닝 베트남이 생각납니다...ESPN의 스포츠센터나 MLB.COM의 동영상을 볼때면 극적인 장면에서 오버하는 열정적인 아나운서들의 목소리 참 좋죠...XPORTS 중계팀에 게임TV (MBC 게임과 온게임넷) 중계진 스카우트 한다면...

05·10·21 23:02

GameOver
저런분의 중계를 들어 보지 못한게 아쉽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5·10·21 23:28

인형조종술
와 명문입니다.. 좋은글 읽었습니다

05·10·22 00:06

Saarloosgirl
맥스를 늦게 알게 되었었고 눈팅만 하던 제가 여기에 회원가입을 하게 되면서
부터 크로스비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요즘 에이스 네이션에 가면 페이지 한부분을 장식하고 있을 정도로 빌킹에
대한 베이지역인들의 존경심을 잘 느낄수 있겠더군여..

글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네요..

감정을 잘 표현해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06·05·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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