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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두께  | 2005·08·28 12:01 | HIT : 4,173 | VOTE : 697
테니스 선수가 매치를 하기 전에 상대 선수를 파악하는 건 필수 작업입니다. 일단 상대방의 레벨을 파악하고, 그 담엔 상대방이 어떤 스타일의 테니스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하겠죠. 이렇게 대강 큰 픽처로 상대방을 보고 난 뒤에는 그 밖의 잡다한 부분에 주목해야 겠죠. 엄청 빠른 녀석인가? 그저 그런 스피드인가? 왼손잡이인가? 오른손잡이인가? 끈질긴 인간인가? 아닌가? 신경질쟁인가? 매너짱인가? 등등….을 파악하고 나면 그럭저럭 3단계 스카웃팅이 완성되는 겁니다. 이걸 토대로 게임 플랜을 세우고 난 담엔??? 뭐…..나가 싸워야죠^^

그런데 스카우트팅 작업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과 이를 해설하는 분들한테 엄청 중요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팬들한테도 필요한 정보입니다. 그래야 좀 잘난 척 하면서 테니스 경기를 즐길 수 있지 않겠어요?

어떤 선수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는 건 쉽습니다. 그 선수의 과거와 현재의 랭킹을 보면 대충 답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선수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건 좀 내공이 필요하죠. 근데 우리 나라에선 테니스 선수들을 어떤 종류의 스타일로 나눌 수 있는 지 관심 있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테니스 팬들은 ‘서브-앤드-발리어’ ‘베이스라이너’ 요 두가지 타입으로 플레이 스타일을 나누는 게 당연하게 여길 겁니다. 그러나 축구의 경우, 포워드 포지션하나만 봐도,
토티처럼 미드필더인지 포워드인지 헷갈리는 타입이 있고, 베르캄프와 같은 완벽한 셰도우 스트라이커가 있는가 하면, 비에리 같은 수비수 두셋은 그냥 몸싸움으로 기를 죽여버리는 전사 같은 타입도 있고, 인자기 같이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얌체같이 골을 넣는 부류도 있고, 셰브첸코 같이 ‘아니 이작자가 못하는 게 있기나 하나?’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선수도 있고, 또, 언제 봐도 골 들어가는 게 시원한 바티 같은 스타일이 있는 반면 골키퍼 기만하는 재미로 골을 넣는 듯한 호마리오 같은 황당한 인간도 있고…..아무튼 이렇게 다양한 분류가 가능한 마당에 전 세계의 그 많은 테니스 선수들을 달랑 두가지 타입으로 나누는 건…..아무리 생각해도 넌센스에요, 넌센스.

그럼 도대체 테니스 플레이어의 스타일은 얼마나 다양하며 각각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Scott Williams의 Serious Tennis란 책을 보면 9가지 타입으로 선수들의 스타일을 구분하고 있는데요, 흐흐^^ 궁금하지요? 이제부터 하나씩 공부해 보도록 합시다

스콧 윌리암스는 일단 공격적인 성향과 수비적인 성향의 선수로 스타일을 구분을 합니다. 수비적 스타일은 다시 counterpunching baseliner, moonballer, junkballer, 이렇게 3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죠.

먼저 책에 나와 있는 각 스타일의 특징과 택틱을 번역을 하고 대표선수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겠습니다.

Defensive Baseliners

1. Counterpunching Baseliner (이 동네에서는 보통 줄여서 ‘카운터펀처’ 라고 합니다)

특징:

>> 카운터펀처들이 하는 일은 주로 당신들이 어택을 하면 패싱샷이나 탑스핀 로브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항상 컨디션이 좋아 보이며 정신적으로 터프하며 당신이 코트 어디 쯤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여우 같이 파악하고 있다. 엄청 민첩하며, 특히 양 옆으로 잘 뛴다. 그라운드스트로크, 리턴, 패싱샷, 탑스핀 로브 등을 능수능란하게 한다.

그대들이 조금이라도 주저하는 티를 내면 카운터펀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방 때린다. 이 사람들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꾸준함, 일관성, 플레이스먼트이다.  카운터펀처들은 당신들이  스스로 무너지기를 참을성을 갖고 기다린다. 대개 카운터펀처들은 그저 그런 서브를 갖고 있다. <<

라고 자세하게는 써있는데 좀 산만하죠? 감은 잡았겠지만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카운터펀처들은 강력한 써브, 파워 스트로크를 갖고 있지 못하며, 또 별로 athletic 하지도 않아서 보기에는 다루기 쉬울 거 같죠. 그러나 이들은 아주 머리가 좋고 집중력 뛰어나며 굉장히 꾸준하게 랠리를 지속시킵니다. 워낙 인내심이 강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섣불리 선제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공을 어디로 보낼지 예측을 매우 잘하며 전체적으로 코트 센스가 뛰어나죠. 똑똑하신 분들이라서요^^

카운터펀처들 중에서 유난히 발이 빠르고 공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상대방이 코트 이쪽 저쪽으로 아무리 몰아 붙여도 어떻게 해서든 공을 죄다 넘겨버리는 종족들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위너가 될 공이 다시 자기한테로 넘어 오니, 공격하는 쪽은 항상 다른 상대와 할 때와 달리 엑스트라로 한방 더 쳐야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되죠. 그러다 보니 보다 확실하게 상대방을 처치해 버리기 위해 무모한 샷을 치는 일이 잦아 집니다.

그러니…이런 분들을 상대하다 보면 에러가 수두룩하게 많이 나오게 됩니다. 자기들은 언제나 적을 에러를 저지르면서 상대방은 에러를 남발하다가 자멸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 전형적인 이분들의 수법이죠.

이렇게 계속 공격하는 공을 어떻게 해서든 다 넘겨버려서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스타일의 선수들을 ‘푸셔’ (Pusher), 혹은 ‘래빗’ ( Rabbit) 이라고 부릅니다. ‘다 넘기는 종족’ 혹은 ‘토끼 같이 잘도 빠져나가는 종족’^^

택틱:

>> 공격적이어라! 기회가 생기는 대로 공격하라! 집중력을 잃지 말고 당신이 결정한 것에 대해 두번 생각하지 말라. 약한 세컨 서브나 짧은 볼을 노려라. 카운터펀처들은 자진해서 네트 앞으로 오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짧은 드롭샷이나 앵글샷을 처서 그들을 네트 앞으로 불러들여라. 대체로 카운터펀처들은 넷 게임이 신통치 않다.

만약 카운터펀처들이 몇 년 동안 서브와 발리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도 있다. 카운터펀처들은 매우 스테디하며 적은 에러를 저지르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할 때는 긴 랠리를 할 정신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매치 시간이 길어질 때를 대비해서 타월과 스포츠 음료를 꼭 챙길 것! <<

왜 공격적이어야만 하면, 어정쩡하게 랠리를 하다 보면 십중팔구 에러를 저지르게 되니까요. 물론 카운터펀처 저리 가라 급의 인내심을 갖고 랠리에 집중하는 페더러나 애거씨 같은 수퍼휴먼들도 있지만 사람이 본성을 바꾸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대표선수:

고전적인 카운터펀처는 마이클 창과 아란챠 산체스-비카리오 입니다. 위에 열거한 카운터펀처의 모든 특징을 다 갖추고 있죠.

21세기의 카운터펀처는 이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이튼 휴잇인데요, 휴잇이 맨 처음 두각을 나타냈을 때는 21세기 마이클 창이라고 그랬습니다. 둘 다 비장의 무기는 탑스핀로브이며, 둘 다 엄청난 파이터이기도 하죠. 현재의 휴잇은 업그레이드 된 마이클 창 같습니다. 서브가 더 강하며 그라운드스트로크역시 더 강하고 정확합니다. 그리고 넷 게임도 훨씬 능숙하게 잘합니다. 데이비스 타이에서 팻 래프터와 같이 더블을 하면서 많이 배운 모양이에요.

힝기스는 소위 ‘푸셔’과는 아니고…..올어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깝게 성장을 한 카운터펀처인데요, 아마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테니스 브레인을 갖고 있는 여자 선수로 기억될 거 같군요. 힝기스는  파워는 부족하지만 스테디하며 코트 깊숙하게 떨어지는 그라운드스트록으로 상대방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 영리하기 그지 없는 플레이어였죠.

킴 클라이스터스는 엄청 쎈 그라운드스트록이 아주 아주 강한 공격적인 플레이어죠. 서브도 꽤 강한 편이고….그런데 킴은 마인드가 진짜 카운터펀처 보다도 더 지독한 카운터펀처죠. 볼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건 완전히 여자 휴잇이에요. 테니스 선수들끼리 오래 연애를 하다 보면 스타일을 서로 모방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 비슷한 부류들끼리 어울리게 마련인가요?

To Be Continued….

Blue-J
읽어가며 moonballer, junkballer 는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To Be Continued…가 -_-;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05·08·28 12:05

빛놔뤼
흠흠,,,, 요즘들어선 테니스를 거짐 관심을 못가지다 보니 생소한 이름도 많네요.

05·08·28 12:07

엘두께
언제는 관심이 있었던 것인양.....

오늘 오클 또 이겼더군요. 배아파....
공공의 적 보스톤은 어케됐나 모르겄군요.

05·08·28 12:17

웅쓰
이 글 읽고는 두께님 테니스 칼럼 다 읽게 되었네요
어쩜 글을 이렇게 맛깔 나게...^^;;
이번 US OPEN 기대 만빵입니다.. 특히 다음글 너무 끌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US OPEN보다 기대 됩니다 오버 좀해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05·08·28 15:28

#7 Mickey Mantle
두께님은 태니스도 좋아하셨군요..,몰랐습니다 ㅎㅎㅎ
보스턴은 오늘 졌습니다...오클은 몰랐는데 이겼군요;;
저도 이기회에 테니스에 관심이나???
야구랑 F1보는것도 힘든데 뭔 테니스 ㅋㅋ
어쨋든 재미있네요^^

05·08·28 15:54

본즈에게반지를
힝기스가 은퇴한 이후로..(공식적 은퇴는 늦게 했지만.. 사실상 은퇴상태로 오래있었죠..) 테니스에 별 관심이 없어졌는데.. 힝기스 얘기가 나오니 반갑군요..
힝기스.. 민첩함과는 다를진 몰라도.. 발은 꽤 빨랐었습니다..
힝기스의 백미는 양손백핸드죠..
발이 빨라서 남들보다 먼저가서 양손으로 칠 거리를 확보할수 있었다고 하던데..
어깨가 닫힌 상태에서 나와서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잘 안봐서.. 이런건 기본인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힝기스의 양손 백핸드는 명품이었다더군요.. ^^:;

05·08·28 19:06

Josh Beckett
역시.... 저 세 단어는 사람을 애태우는 마력이 있군요.
To be continued....

기대하겠습니다. ^.~

05·08·28 20:02

빛놔뤼
지가 소시적에 랜들이랑 애드배리 광팬이었다요~

05·08·28 21:04

엘두께
어떻게 랜들 팬이 애드베리 광팬이 될 수 있죠???
이상해......-_-

05·08·29 01:58

웅쓰
위에 힝기스 나와서 그러는데 얼마전에 ESPN에서 존 매케인하고 힝기스 하고 나와서 무슨 팀을 만들어서 테니스 치던데 꽤 관중들 많았고요 그건 무슨 대회였죠? 그리고 힝기스의 갑작스런 몰락도 황당했었는데 부상이 있었나요? 아니면.. 무슨 연애 얘기도 나오던데.. 자기관리 문제였나요?

05·08·29 03:53

빛놔뤼
테니스만 보면 랜들의 팬이었죠,,,, 동시대 선수였기땜에 그래도 맞붙으면 랜들 응원.
에드배리는 순수하게 외모땜시로 끌렸다는게 맞는 듯,,,, 누님이 나보다 더 좋아했음....-.-

동시대 선수라고 해서 꼭 동시에 팬이 될 수 없는근 아니죠,,,,, 저야 야구도 글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머 밸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걍 그 선수에 대한 느낌으로 좋아하는 편인데,,,,,,,,, 랜들, 에드배리 같은 선수는 그냥 좋았고 매캔로나 베커는 왠지 싫었음.
창 같은 경우엔 특별한 느낌이 없었음,,,, 당연히 랜들이나 애드배리랑 붙으면 갸들 응원, 매캔로나 베커랑 붙으면 창 응원

구지 순위를 매기자면,,,,, 랜들 > 애드배리 >> 창 >> 베커 > 매캔로

예전부터 노래불렀듯이 애남이 오클과 피할수 없는 숙명관계지만 전 애남을 좋아하죠(도넬리 싸가지넘 빼고,,,,), 물론 그게 오클과의 대결에선 무의미하지만 오클이 탈락하는 순간부터는 전 애남의 편에 섭니다.

05·08·29 06:40

씨엔
와 재밌다.^^ 전 마이클 창의 팬이었는데..ㅎㅎ

05·08·29 13:29

엘두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요? 존 맥켄로가 아니라??) 하고 같이 팀을 만들었다면 그건 그냥 시범 놀이 매치였겠죠.
힝기스는 발 부상이 계속 악화가 되어서 은퇴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투어 컴백 매치를 했는데 1라운드에서 패했죠. 그 뒤로 복귀 계획은 없는 거 같던데.....모르죠.
힝기스는 남자 테니스 선수들과 연애를 좀 한 편이죠. 그중에 유명한 선수는 노만이었고 나머지는 그저그런 선수들. 프로골퍼 세르히오 가르시아하고도 한 때 그렇고 그런 사이었죠. 은근히 바람둥이에요^^

은퇴할 때 즘의 힝기스는 파워 그라운드로 밀어부치는 윌리암스 자매, 킴 클라이스터스, 모레즈모, 다벤포트....죄다 버거워했었습니다.
명색이 넘버 원이었는데 탑 텐 밖으로 밀려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05·08·29 15:02

엘두께
그리고 힝기스는 그렇게 민첩한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머리가 워낙 좋아서 상대의 움직임을 예상을 하고 움직이는데다, 대부분의 랠리는 힝기스가 주도권을 잡고 상대방을 원하는대로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게 하니까요.
힝기스 매치를 보면 (특히 전성기 때) 꼭 상대방이 더 바쁘게 움직이고 힝기스는 별로 힘 안들이고 요리를 하죠. 워낙 영특한 선수라서.....카운터펀처들이 대개 그렇지듯이요^^

05·08·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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